서울에 살고 있는 연세대 수학박사로 안동교육대학
단국대교수를 역임한 분의 글입니다.
친구 한 사람 잃고 나니,
남은 당신들께 꼭 당부하고싶은 말이 있소.
어제는 지나갔으니 그만이고,내일은 올지 안 올지 모를 일,
부디 내일을 위해 오늘을 참고 아끼는 어리석은 짓이란
이젠 하지 말기오.
오늘도 금방 지나간다오.
돈도 마찬가지요.
은행에 저금한 돈,
심지어는 내 지갑에 든 돈도 쓰지 않으면
내 돈이 아니란 말이오.
그저 휴지 조각에 지나지 않는다오.
뭘 걱정 해?
지갑이란 비워야 한다오.
비워야 또 돈이 들어 오지.
차 있는 그릇에 무얼 더 담을 수 있겠소?
그릇이란 비워 있을 때 쓸모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오.
뭘 또 더 참아야 하리까!
이젠 더 아낄 시간이 없다오.
먹고 싶은 거 있거들랑 가격표 보지 말고 걸들린듯이 사먹고,
가고 싶은데 있거들랑 원근 따지지 말고 바람난 것처럼 가고,
사고 싶은 거 있거들랑 명품 하품 가릴 것 없이 당장 사시오.
앞으론 다시 그렇게 못한다오.
다시 할 시간이 없단 말이오.
그리고 만나고 싶은 사람 있거들랑 당장 전화로 불러내
국수라도 걸치면서, 하고 싶던 이야기 마음껏 하시오.
그 사람, 살아서 다시는 못 만날지 모른다오.
한 때는 밉고 원망스러울 때도 있었던 당신의 배우자,
친구, 그 사람 분명 언젠가 당신 곁을 떠날거요.
그렇지 않은 사람 이 세상에 한 사람도 없다오.
떠나고 나면 아차하고 후회하는 한 가지,
"사랑한다"는 말, 그 말 한마디 못한 거
그 가슴 저려내는 아픔,
엎질러 진 물 어이 다시 담겠소?
지금 당장 양말 한 짝이라도 사서
그 쉬운 그것도 다시는 곧 못 하게 된다니까.
그리고 모든 것을 수용하시오.
어떤 불평도 짜증도 다 받아드리시오.
우주 만물이란 서로 다 다른 것,
그 사람인들 어찌 나하고 같으리까?
처음부터 달랐지만 그걸알고도
그렁저렁 지금까지 같이 산 거 아니오?
그동안 그만큼이나 같아졌으면 되었지!
뭘 또 더 이상 같아지란 말이오?
이젠 그대로 멋대로 두시오.
나는 내 그림자를 잃던 날! 내일부턴
지구도 돌지 않고 태양도 뜨지 않을 줄 알았다오.
그러기를 벌서 10년이 넘었지만 나는 매주 산소에 가서
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겨우 이 짓밖에 없다오.
어리석다고, 부질없다고, 미친 짓이라고 욕해도 .
난 어쩔 수 없다오. 제발 나같이 되지 마시오.
이것이 곧 당신들의 모습이니
"살아있을 때" 라는 공자도
이것이 당신들께 하고픈 나의 소박하고 간곡한 권고이니,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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